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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처럼.... 인류가 이룩해낸 커다란 성과물들의 대부분은 한 개인의 창의력이 아닌 많은 사람들의 협업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집단 지성을 '그룹 지니어스'라 정의하고, 이를 극대화 시키기 위한 몇가지 제안이 이루어진다.
인류는 놀라운 성과(발명이던, 혁명이던, 예술이던)에 대해 특정 1人을 지칭하여 공을 몰아주고, 그를 영웅시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 같다. '성과=누구' 와 같은 공식으로 매칭되는 것은 외우기도 편하고 영웅담을 후세에 전달하여 교육하기도 편리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 역시 한 사람의 영웅에 의해 만들어진 성과가 왠지 더 드라마틱하고 멋지게 느끼는게 사실이다. 수요가 있으니 당연히 공급이 그런 식으로 될 수 밖에....
이 책은 사람들 무의식 속에 이런식으로 잠재해 있는 1人 영웅론을 반박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예시를 든다. 비행기=라이트형제, 전구=에디슨, 전신=모스, 진화론=다윈, 반지의제왕=톨킨 등... 우리가 알고있는 이러한 '성과=누구' 공식의 백그라운드에 이들에 앞선 무수한 선구자들이 있었다는 설명을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예제는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하기에는 크게 설득력이 없다. 일단 우리는 태어날때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이다. 당연히 주위로 부터 배우고, 영향받고, 영향주며 살아간다. 단 한명의 예외도 없다. 저자가 든 예는 이러한 당연한 것 이다. 덧셈 곱셈을 모르고는 미적분도 할 수 없다. 마치 덧셈법을 개발한 사람이 미적분 개발에 지대한 공을 미쳤다는 식의 주장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 예제들은 이런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놀라운 혁신들이 여러 사람들의 손을 통해 이루어진다는데 동의한다. 하지만 이러한 작은 아이디어들을 그러모아 하나의 '성과'로 만든데는 분명히 중추적인 역할을 한 핵심인물이 있기 마련이다. 조직의 리더이거나, 유독 멋진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거나, 엄청난 추진력을 가지고 있었거나, 인적구성을 가능케한 설득력이 있거나, 프로젝트를 지속시킬 재력이 있거나, 턴어라운드를 위한 돌을 던졌거나...... 이 한사람이 빠졌다면 성과가 과연 가능했을까 의심스러운 바로 그런 인물말이다... 대부분은 이러한 인물들이 역사책에 이름이 오르는 것 같다. 물론 1人 영웅론의 지원을 받으면서.....
당연히 한사람의 생각보다 여러명의 생각이 모이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가능성이 높고, 더 잘 다듬어진다. 한번의 성과가 두고 두고 오래도록 영향을 미치는 프로젝트라면 기꺼이 많은 인력을 투입하고 이 융합이 더 효과적이 되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하리라... 누구나 아는 사실이 아닌가? 더구나 이 책에서 처럼 천재들의 톡 튀는 아이디어를 배제해 버리면 지루함은 배가된다. 대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그룹 지니어스'라는 참신한 용어 소개 뿐이란 말인가...
p.s. 이 책에서 언급된 인간의 머리에서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것들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은 참 피곤하고 답답한 학문인것 같다. 연구자에게도 피실험자에게도 말이다....
p.s. 마지막에 저자가 제시한 일곱가지 법률적 제안은 마치 비너스프로젝트의 행동강령 같은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