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이라는 용어가 일단 문제다.
주위의 많은 동료들(심지어 10년차 이상의 직장인도!)이 아직까지 이것의 본질을 잘못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이유는 '연말정산'이라는 용어에 있다고 본다. '소득세 정산'이나 '소득세 후정산', 혹은 '20XX년 소득세 (후)정산'이라는 말로 꼭 '소득세'라는 말을 넣어야만 이해하기 쉽다고 생각한다. 주위에서 얼마를 돌려받았다느니 하는 얘기를 듣고는 나도 혹시? 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자신이 내고있는 소득세가 얼마인지 알면서도 이런생각을 하는 것을 보면, 연말정산이 이미 낸 소득세와의 밀접한 연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이 분야의 전문가도 아닌 내가 굳이 장문의 이 글을 쓴 이유는, 많은 관련 자료들이 항목별 수식이나 룰(Rule)에 대하여 장문으로 풀어냈을 뿐, 이러한 항목(제도)들이 만들어진 이유를 소득세와 연관지어 쉽게 풀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글은 그에대한 시도이다.
연말정산의 정확한 공식등은 정부 정책에 따라 해마다 바뀌고 많은 곳에서 다루고 있으므로 이곳에 언급하지 않고자 한다. 또한, 세테크 전략이니하는 노하우를 늘어놓지도 않겠다.
연말정산의 전체적인 흐름과, 각 용어들의 쉬운풀이를 통해 연말정산의 큰 그림을 파악하도록 하는데에 이 글의 목적이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소득에 대하여 세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이를 소득세라 한다. 소득은 월급쟁이들이 월급을 통해 얻는 근로소득과, 장사꾼들이 이윤을 통해 얻는 사업소득, 그리고 그 외 부동산소득, 금융소득, 연금소득, 기타소득등이 있다. 각각의 소득에 대한 소득세율은 차이가 있으며, 한 사람이 이 중 두 개이상으로 부터 소득을 얻을 경우는 좀 더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다.
본인은 현재 근로자이며, 근로소득에 대한 연말정산만을 연구(?)하였으므로 근로자 연말 정산에 대하여만 언급하겠다.
② 근로소득금액 - 연금보험료공제 - 퇴직연금소득공제 - 인적공제 - 특별공제 - 기타소득공제 = 과세표준
③ 과세표준 x 기본세율 = 산출세액
④ 산출세액 - 세액공제 및 감면 = 결정세액
⑤ (A)결정세액(1년간 납부해야하는 세금) - (B)기납부세액(매월 떼인 세금) = 납부 또는 환급세액
흔히 웹에서 접할 수 있는 연말정산 흐름도(계산법)이다. 일단 용어가 어려워서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를 실생활에 접목하여 이해할 수 있게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총급여
우선 우리는 월급을 받는다. 매월 고정된 금액을 받는 년봉제일 수도 있고, 기본급외에 격월로 상여금을 받는 제도를 택한 곳도 있다. 여튼 이렇게 실제 매해 회사로부터 받는 년급(?)이 있다. '총급여'란 이렇게 받는 년급에서 비과세소득을 뺀 금액이다(위의 공식에는 이 부분이 빠져있다). 비과세 소득이란, 특별한 사유로 해당업무를 하는데 있어 개인이 지출할 수 밖에 없는 업무상의 비용이나 사회적인 이유로 배려가 필요한 경우 세금을 면제해주는 소득이다. 일반적인 직장인이라면 식대(월 10만원 한도)나 교통비(차가 없는 경우 월 10만원, 차가 있는 경우 월 20만원 한도)가 비과세 소득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월 15일이상 해외에서 근무할 경우 해외 세법에 따라 그쪽에서 소득세를 징수 당할 수도 있으므로 150만원까지 비과세 소득으로 편입할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서도 직원들이 세금을 적게 내도록 서비스 해주는 것이 좋기 때문에 보통 식대, 교통비, 해외근무등은 알아서 법이 정한 한도까지 비과세 소득으로 편입시켜준다. 이는 근로소득 원천징수 영수증을 통해 급여 구성내역을 확인해 볼 수 있다.
근로소득공제
사업을 하는 사람의 순수익이 매출-투자비 이듯이 근로자가 받는 월급도 사실상 무언가를 투자하고 얻는 수익이다. 회사에 출근해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몸관리도 해야하고 잠도자야 하고 공부도 해야하고 시간(다른 돈버는 일을 할 수 있는)도 투자해야 한다. 이는 모두 월급을 받기위한 투자비인 셈이다. 따라서 사업소득 계산때 매출에서 음식재료값등의 투자비를 빼는 것처럼 근로자들에게도 일정액을 근로를 위한 투자비로 계산해서 소득(=순수익)에서 빼주는 것이 근로소득공제이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사업을 위해 이것저것 구매한것들을 경비로 빼는 방법으로 투자비로 편입시키지만 근로자들은 이것을 적용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소득에 비례해서 일괄적인 공식으로 계산하도록 나랏법이 정하고 있다.
근로소득금액
위에 언급한 총급여에서 근로소득공제를 뺀것이 근로소득금액이 된다. 단순히 매출-투자비를 소득(=순수익)으로 친다면 바로 이 근로소득금액으로 부터 소득세를 계산하여야 하나, 사람마다 추가적으로 부양해야할 가족이 있는 경우등 사람마다 형편이 다른것을 고려하고, 국가경제의 전반적인 정책등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 세제혜택을 주는 경우등이 발생하여 새로운 소득세 기준이 필요해졌다. 이를 과세표준이라 한다.
과세표준
과세표준은 실제 소득세를 부과하기 위한 기준금액을 말하며, 근로소득금액에서 아래의 다섯가지 공제요소들을 뺀 것이다.
연금보험료공제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연금등 나라에서 운영하는 연금제도에 낸 연금보험료는 전액 소득에서 제외된다. 가뜩이나 국민들이 내기 싫어하는 준조세이니 만큼 소득공제라는 혜택마저 없다면? ㅎㄷㄷ
퇴직연금소득공제
새로 마련된 퇴직연금제도에 넣는 연금도 소득공제 대상이 된다. 기업이나 개인에게 이 제도의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 공제 혜택을 주는 것이다.
인적공제
한사람의 가장이 돈을 벌어 한사람이 살 수도, 두사람이 살수도, 다섯사람이 살 수도 있다. 아무래도 많은 부양가족이 있으면 돈을 더 많이 지출하게 되므로, 실제 소득(=순수익)은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부양가족 숫자에 따라 소득을 공제 해 주는 것이다. 특히 부양가족중 장애인이나 노인이 있을 경우, 의료비 지출등이 더 많으므로 이들을 부양하고 있는 경우 더 많은 공제 혜택을 준다. 인적공제공식보기
특별공제
왜 특별공제라는 이름이 붙었는지는 모르겠다. 대략 사회에 도움이 되거나, 피할 수 없는 지출에 대한 것들이 특별공제 항목에 들어있다. 우리가 내고 있는 건강보험과 고용보험의 전액, 개인이 가입한 생명보험/손해보험의 100만원까지 등의 보험료, 부양가족의 교육비/의료비, 그 외 기부금이나 혼인/이사/장례비등이 공제 대상에 포함된다.
기타소득공제
기타 소득공제의 내용은 그때그때 시대(혹은 정부)의 필요에 따라 권장하고 싶은 정책을 장려하기 위해 세금혜택을 주는 공제인듯 하다. 즉 한시적일 가능성이 높은 제도이다. 대표적으로 소비를 장려하고 상인들의 세금포탈을 억제하기 위한 신용카드등소득공제나,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2008년에 신설된 장기주식형펀드공제가 있다.
산출세액
과세표준에다 기본세율을 곱한것이 산출세액이다. 기본세율표상의 단계를 한 단계만 낮춰도 세율이 크게 변한다. 본인이 어느 세율구간에 속하느냐는, 어떠한 절세 전략을 취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결정세액
산출세액이 내가 일년동안 내야하는 소득세인것 같지만 또 그게 아니다;; 다양한 이유로 산출세액에서 감면/공제 혜택을 주게 되는데, 산출세액-세액감면-세액공제 를 결정세액이라 한다. 이 결정세액이 진짜 내가 일년동안 내야하는 '소득세'가 되는 것이다.
세액감면
세액감면은 기본적으로 사업자들을 위한 제도이며 창업을 하거나, 어려운 상황을 자처한(?) 사업자들에게 주는 혜택이다. 근로자 중에는 일부 외국인 근로자들이 혜택을 받게 되는데 소득세법상의 세액감면과 조세특례제한법상의 세액감면이 있다. 일반적인 근로자라면 공부하느라 시간낭비하지 말 것.
세액공제
조세정책상의 이유로 세액자체를 공제해주는것이 세액공제이다. 대표적으로 근로소득세액공제와 기부정치자금세액공제가 있는데, 자신이 직접소득액을 신고하는(진실일 가능성이 거의 0%인) 사업소득과, 받을때부터 투명하게 공개되어 100%진실일 수밖에 없는 근로소득간의 gap이 너무커서 이를 조정하기위한 것이 근로소득세액공제이고, 소액 정치기부금의 활성화를 통해 투명한 정치자금 조달을 가능케 하기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다른기부금은 소득공제면서 정치인에대한 기부는 세액공제라니.. 대놓고 그런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나.. 이들을 뽑은 우리나.. 참;;;)이 기부정치자금세액공제 이다.
기납부세액
소득세는 1년에 한번 산정되지만 보통 근로자는 매월 월급을 받는다. 때문에 1년치 소득세를 낼때가 되면 월급의 상당액을 한꺼번에 소득세로 내야하는 부담이 생긴다. 때문에 근로자의 경우 월급에서 일정액을 떼어서 원천징수의무자(회사)가 국가에 매월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이것이 기납부세액이다. 기납부세액은 기본적으로 한사람이 내게될 소득세를 시뮬레이션해서 이를 1/12하여 매월 납부하도록 하는 것이다. 때문에 이는 사람마다 다르게 된다. 당연히 월급이 많은 사람이 기납부세액이 많은 것이 기본이나, 꼭 그렇지만도 않다. 월급이 많지만 전해에 이런저런 많은 공제들로 소득세를 적게 내었다면 올해는 나라에서 매월 떼어가는 돈이 크게 줄어들것이다. 전해의 납부실적이 시뮬레이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결국 기납부세액(미리 낸 세금)은 연말정산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한계치가 되는 것이다. 기납부세액이 100만원 밖에 안되는데 남들이 200만원 받는다고 나도 그럴수 있을까? 하는 기대는 하지말라.
납부/환급세액
결정세액에서 기납부세액을 빼면 납부/환급세액이 된다. 값이 마이너스이면 환급받는 것이고 플러스이면 너 내야한다. 기납부세액이던 결정세액이던 소득세의 10%에 해당하는 주민세가 붙는데 이들도 모두 납부/환급 대상이 된다.
연말정산을 시작하는 첫번째는 올해의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을 회사로 부터 떼어서.. 자신의 총급여와 연금보험료등을 확인하는 것이다. 근로소득금액과 연금보험료공제까지는 이 한장으로 모두 계산된다. 그리고 작년부터 시행된 연말정산간소화서비스로 부터 정보를 취득한 후, 그 밖의 서류를 첨가하여 연말정산 서류를 완비하고 제출하면 마무리된다.
한번 제대로 해보면 그 후로 수십년간 영위될 절세전략이 세워지고 년말의 직장생활도 편해진다. 딱 한해만 맘잡고 접근해보길 권장한다.
그 외 더 자세한 연말정산 관련한 정보는 납세자연맹과 국세청에 잘 정리되어 있다.
2008년 소득공제신고서 작성요령
2008년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 작성요령
2009년 소득공제신고서 작성요령
2009년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 작성요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