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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토미 히데요시, 그는 오다 노부나가나 도쿠가와 이에야스와는 태생적으로 다르며, 바로 이 차이점이 이 책을 차별화 시킨다.
셋 모두 일본을 제패했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태어날때부터 다이묘의 후계자로 태어났던 노부나가나 이에야스와는 달리 그는 성(姓)씨 조차 없는 미천한 출신이었다(그의 첫번째 성인 '기노시타'도 그가 적당히 출세한 후에 모양세를 위해 급히 대충 붙인 성씨였단다..). 때문에 이미 가지고 있던 기업을 성장시키는 과정을 담은 노부나가/이에야스 에 관한 소설과는 달리, 그에 관한 이야기는 출세가 중심이다.
전자가 대기업의 후계자로 태어나서, 가족과의 후계자 다툼끝에 가업을 물려받고 이를 성장시키는 스토리라면, 그의 이야기는 평사원으로 입사하여 치열한 경쟁을 뚫고 승진가도를 달려 전문경영인 사장이 되는 스토리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차이가 소소한 재미를 준다. 다이묘 레벨인 수십만석의 토지를 놓고 다투던 둘과 달리 그는 한참의 나이가 되어서야 100여석을 받는 사무라이가 된다. 이를 조금씩이라도 더 늘이기 위한 다양한 이야기가 소설에서 전개 되는데.. 그가 벌이는 허세와 아부 그리고 목숨을 건 도박은 눈물겨울 정도다.
그는 경쟁자들(오다 가문의 가신들) 보다 미천한 출신의 핸디캡 때문에 같은 부하이면서도 보이는/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아야 했으며, 이를 뚫기 위해 오로지 실적을 올리는데 진력한다. 실제 실적을 올렸어도 그는 주위로 부터 질투 받고 견제 받는것을 우려하여 더욱 몸을 낮추고 때로는 바보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실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적은 것을 취하고, 이 조차도 감지 덕지하는 연기는 그의 처세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의외로 그는 생각만큼 똑똑한 캐릭터는 아니었다(적어도 소설에서는). 단지 단순하고 확실한 목표의식을 갖고 있었고, 가진 것을 지키기보다는 가진것을 걸고 모험하기를 생활화 했다. 그러했던 그였지만.. 아쉽게도 그의 말년은 흔한 독재자들의 그것과 똑같아서... 절대권력의 위험성에 대한 뻔한 증거를 덧붙일 뿐이었다.
이 책을 직장인들에게 권한다.
직장내의 정치행동의 중요성을 인식시켜 줌과 동시에 평범한 직장인이 성공하기 위한 방향의 하나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옳고 그름을 떠나, 분명히 이러한 방향을 통해 출세한 직장인이 많음은 분명하다. 약간은 저속하지만 승산있는 싸움을 선택하고자 한다면 그의 방법을 취해라. 만약 그와 같이 하지 않더라도... 이런 류의 사람들이 있음을 인지하는데는 도움이 될 것이다.
야마오카 소하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사카이야 다이치도 훌륭한 소설가 임을 알게 되었다. 단, 책의 마무리는 아쉽다. 왠지 서둘러 탈고한 느낌이 들고, 그의 사후이야기(히데요리와 관련된..)도 조금은 다루어야 했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