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FI Korea Mermaid & Underwater Dance International Championship 2026
Aqu 강사님으로 부터 대회 이야기는 들었었지만, 나와는 무관하다는 생각이었는데...
1월 부터 몸에 아픈 곳이 많아지면서, 이렇게 마음대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급 참가를 결심.
오랜 수영 경험과 프라다이빙 인스트럭터로서 충분히 물에 익숙하고,
음악과 춤을 꾸준히 해왔기에, 어느 정도 연습만 하면 충분히 경쟁력있는 무대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면 결과는 27명 중 26위.
마스크, 노즈 클립 없이 숨을 참고 물 속 깊은 곳에 들어가 몸짓과 표정 연기를 한다는 것,
특히 관객들에게 이것이 자연스러운 인어의 삶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수준의 멘탈과 경륜을 요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숨을 참는 고통을 관객에게 전달해서는 절대 안된다. 관객이 보기 불편하게 만들어선 안되므로...
그런면에서 허둥지둥하는 나의 연기는 낙제점...
몇몇분들의 연기는 정말 감탄스러웠고 나 같은 비기너와의 수준 차이를 확실히 보여줬다.
다른 수준의 경지가 있음을 알고 나니 어째 좀 더 흥미가 생기는? 음....
대회 전후의 감상을 두서없이 나열해보면...
* 4분 넘게 숨을 참을 수 있음에도, 40초의 물속 연기가 너무 고통스러웠다. 격렬한 동작이 만들어내는 CO2는 상당하다.
* 그럼에도 연기가 익숙해지면, 이 고통이 또 꽤 줄어든다. 어찌되었든 하긴 하더라.
* 5m 정도까지 이퀄하지 않아도 되는 나의 귀는 축복이었다.
* 코에 물이 들어갈때의 매캐함. 처음에는 공포였지만 대회 무렵에는 거의 신경 쓰이지 않았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
* 내추럴 발살바는 숨을 안쉴때 연구개가 닫혀있다. 그것이 노즈클립 없이 비교적 덜 고통스러운 이유가 아니었을까?
* 달라진 환경에 그때그때 적응하고 교정하는 순발력과 경륜은 선수로서의 경기력에 직결된다. 환경은 핑계가 안된다.
* 몸에 낙서질을 좀 했는데, 묘한 쾌감이 있다. 이래서 문신을 하는건가?
* 올해의 결심이었던 금연, 절주, 헬스 트레이닝을 대회를 통해 한방에 해결
* 근육량을 늘렸음에도 앙상함은 극복이 안된다;;;
* 경기 시작 직전의 아드레날린과, 종료 직후의 도파민... 간만에 다시 느껴본 기분... 올림픽 참가자가 된 느낌이었다!
* 커튼콜 때 실제 사진을 찍었다! 아무것도 안보이지만....
* 준비 과정에서 공포가 나를 지배했던 시기에... 스스로를 아티스트라 정의하며 다독였다. 엉뚱한 계기로 향후의 나의 삶을 정의했다.
중간에 그만두고 싶은 유혹이 끈질겼지만 여튼 끝나고 나니 많은 배움이 있었다. 이렇게 버텨준 나를 칭찬한다.
뭐든 해야한다. 끝까지 해야한다.
괜히 권유했나? 싶게 귀찮게 해드렸음에도, 본인의 스케줄을 희생해가며 프로답게, 친절하게 서포트해 주신
나의 Mermaid Instructor 이자, 이번 대회 Coach인 Aqu님께 감사드린다.
하다 하다 이제 인어까지 하냐면서도...
대회에 함께하며 Make-Up 및 Manager 역할을 해준 와이프에게도 무한 감사드림. ㅋㅋ
아직 Subculture 분야인 것은 맞지만,
전문 단체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고, 열정있는 멤버들이 모여있는 MFI의 미래도 밝아 보인다.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